5월 구직난 심화: 구인 배수 27년 만에 최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 5년 만에 가장 낮아
지난달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 배수가 0.37을 기록하며, IMF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은 1998년 이래 5월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는 27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 폭도 2020년 5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아 전반적인 노동시장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5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 7천 명(1.2%)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0년 5월(15만 5천 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입니다.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20개월 연속 감소, 건설업 22개월 연속 감소
업종별 동향을 살펴보면,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5만 명으로 식료품, 기타운송장비,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늘었으나 섬유, 금속가공, 고무·플라스틱 등은 감소했습니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 증가분을 제외하면 제조업 분야에서 1만 6천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20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입자 수가 1,082만 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숙박음식, 운수창고 등을 위주로 증가했지만, 도소매·정보통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5만 4천 명으로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22개월 연속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최근 건설업계의 불황과 폐업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층·40대 고용 악화 지속…구직급여 지급액은 증가
성별로는 남성 가입자 3만 9천 명, 여성 가입자 14만 8천 명 각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연령별로는 30대, 50대, 60세 이상은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각각 9만 3천 명, 3만 7천 명 감소했습니다. 특히 29세 이하와 40대는 각각 35개월,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 청년층과 허리 세대의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로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2만 2천 명 증가한 25만 6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5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 5천 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천 명(3.1%) 감소했지만, 구직급여 지급자는 67만 명으로 3.7% 늘었고, 지급액은 1조 1,108억 원으로 3.0% 증가했습니다. 올해 구직급여 예산 10조 9천억 원 중 5월까지 5조 3,663억 원이 지급되어 벌써 예산 절반가량이 소진된 상태입니다.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4만 1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8% 감소하며 2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37만 6천 명으로 2.6% 증가했습니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상반기에는 고용 회복 추세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어려워질 것 같다"며, "산업 환경의 영향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등이 어려운 가운데 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가 그나마 늘고 있어 일자리의 구조 변화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노동시장 동향은 구직난 심화와 특정 산업 및 연령대의 고용 부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및 지원 정책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