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관세 직격탄…한국 자동차 5월 對美 수출 32% '급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지난달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32.0% 급감하는 등 큰 폭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6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중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18억 4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 4월 기록했던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율(19.6%)을 10%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치로, 관세 장기화 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지난달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한 조치가 지목됩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현지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미국으로의 수출량을 줄이면서 이러한 감소세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현대차, 기아, 한국GM의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현지 재고분에 의존할 수 있는 시기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대차·기아,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및 가격 인상 고심
국내 완성차 1·2위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인상을 검토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3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5만대)을 풀가동하고, 최근 준공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산 규모를 50만대로 늘려 현지 생산 대수를 작년 미국 판매량의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전기차 공장으로 고안됐던 HMGMA에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체제를 갖추는 등 시일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한편,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모든 모델의 권장 소매 가격을 1%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 중 수입 물량 비중은 65% 수준으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높은 편입니다. 교보증권은 현대차가 관세로 인해 약 6조 원의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분석하며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가격 인상은 빠르게 늘려가던 미국 시장 점유율에 제동을 걸 수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을 월권으로 판단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자동차 공장에서는 생산 감소 징조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울산 1공장 2라인의 휴일 특근을 취소하는 등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하여 연간 기준으로는 8% 줄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습니다. 포드 등 일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예일대 예산 연구소는 미국 관세 정책의 여파로 자동차 가격이 평균 5%가량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로 인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완성차 업계의 미국 시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