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숙박시설 '오피스텔 전환' 만능 통할까? 안산 단지 '마피 1억' 속출
부동산 상승기에 대거 조성됐던 생활형숙박시설들이 오피스텔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 규제 완화로 용도 변경을 마친 곳조차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힐스테이트시화호라군인테라스1차'에는 현재 약 400실이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이곳은 반달섬에 자리 잡은 약 2,500실 규모 오피스텔로, 당초 반달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생활형숙박시설이던 것을 지난달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했습니다. 8개 동, 전용면적 100~142㎡,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규모입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숙박시설임에도 취사와 세탁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하여 주거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자체도 이를 묵인하며 아파트 대체재 지위를 꾀했지만, 2021년 정부가 주거 사용을 금지하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결국 지난해 10월 정부는 '생활형숙박시설 합법사용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오피스텔 전환 문턱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힐스테이트시화호라군인테라스1차'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이후 오피스텔로 전환한 생활형숙박시설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오피스텔로 전환하면서 주거 활용이 가능해졌고,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길도 열렸으며, 주거 용도 사용 시 매년 공시가격의 10%를 부과하던 이행강제금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값 하락세에 실거주 목적 수분양자 '매도 포기' 속출
그러나 실거주 대신 매도에 나선 수분양자도 적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성곡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안산 대단지 아파트는 국민 평형(전용면적 84㎡)이 10억 원을 훌쩍 넘었다"며 "집값이 계속 오르니 실거주를 위해 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받은 이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집값이 그렇게까지 높지도 않고, 생활형숙박시설 문제로 오랜 기간 마음을 졸인 수분양자들이 더는 보기도 싫다며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안산시 아파트값은 최근까지 20주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누적으로만 0.54% 떨어졌습니다.
이에 여러 수분양자가 매도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이 오피스텔 전용 100㎡ 매물은 3억 7천만 원에 나와 있습니다. 분양가가 4억 7,3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1억 원에 달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입니다. 분양가가 4억 9,600만 원이던 전용 100㎡도 8천만 원 이상 저렴한 4억 1천만 원에 새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인근 개업중개사는 "오피스텔로 전환되며 주담대가 가능해져 수분양자의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여전히 팔겠다는 사람만 있고 사겠다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라며 **"1억 마피에 물건을 내놔도 안 팔리니 결국 매도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기본적으로 계약금 포기와 부가세 환급, 중도금 이자 매도인 부담 조건이 붙고 있다"면서 "도심이 아니라 공단 뒤편에 있어 마땅한 인프라도 없으니 매수자 구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인프라 부족·입지 한계…인근 2차 단지도 '빨간불'
'힐스테이트시화호라군인테라스1차'가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인근에 조성되는 '힐스테이트시화호라군인테라스2차'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시행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단지 분양률은 40.6%에 그쳤습니다. 그나마도 계약금을 포기하겠다는 수분양자가 속출하는 탓에 분양대행사도 2년째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처지입니다.